웹사이트의 죽음과 매트릭스의 도래 (feat. OpenClaw)
오픈클로와 WebMCP가 가져올 웹의 미래. 인간용 웹사이트가 사라지고 에이전트들의 API 경제가 도래할 때, 현실의 신용과 기록은 어떻게 샌드박스에서 관리될 것인가.
오픈클로(OpenClaw) 제작자가 오픈AI에 합류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힘을 합쳐 에이전트가 읽기 쉬운 웹 프로토콜(WebMCP, A2A)을 만들고 있다.
토큰 소모량을 줄이고 정확성을 올리려는 흐름이라는 것. SEO뿐만 아니라 AI에게 친화적인 구조가 노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단순한 기술 최적화로만 보긴 어렵다. 앞으로의 웹/인터넷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인다.
1.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존재하는 기술
이전에 들었던 유비쿼터스에 대한 정의가 생각난다.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데 존재하는 것(공기처럼)이 그 기술의 궁극."
어찌 보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웹사이트들은 '기술이 덜 발달해서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덩어리'들이다. 인간은 API 문서만 보고 인터넷을 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웹사이트'라는 비효율적인 GUI를 덮어씌워서, 성능을 손해 보고 편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근데 모두에게 개인 비서가 존재한다면? 웹사이트나 UX보다, 명확한 문서화와 소통 프로토콜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그리고 웹사이트 대신 헬퍼 챗봇(스킬 같은 거로만 만들어 놓을 수도 있고)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웹사이트가 사라진다기보다, 역할이 줄어드는 쪽에 가깝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미래는 결국 모든 게 API 중심으로 재편되는 방향이다.
2. 중개자가 사라진 야생의 경제
에어비앤비를 생각해보자. 개인이 개인 서비스를 대행사에 맡겨서 서비스한다. 왜? 신뢰와 탐색 비용 때문에.
근데 이제 오픈클로 같은 방식이 표준이 되면? 디지털 오션? 이런 거 왜 하지? 직접 본인이 팔고, 사고. 웹사이트 없이도 거래가 붙는 구조가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럼 여기서 질문. 개인의 신용은? 서비스의 신용은? 그 모든 건 어떻게 관리되는 거지?
3. 기록은 사실이 아니다 (DID와 신학 논쟁)
DID나 크레덴셜 서티피케이트가 아주 중요해질 듯한데, 이게 단순 사이버 세상에서뿐만이 아니다.
현실에서 만나고, 현실에 기록이 있다고 해서 그게 진실이고 사실이고 그런 건 아니겠지. 현실 사기꾼들 봐바.
그러고 보니 군대 있을 때 독실하신 분이랑 했던 신학 논쟁이 떠오른다.
"성경은 맞다, 기록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아니, 기록이 사실은 아니다. 내가 죽고 몇십 년이 지나서 누가 기록을 다 바꿔서 내가 여자라고 기록해놨으면? 미래 사람들에게 나는 여자가 되는 거다. 하지만 그게 사실은 아니지 않나?"
블록체인이나 DID에 기록된 건 '사실(Fact)'이라기보다 '서명된 주장(Signed Claim)'에 가깝다. 현실의 사기꾼이 DID를 발급받으면, 시스템적으로는 '인증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4. 현실을 위한 모드 관리자 (Skyrim Mod Manager)
생각하다 보니 AI용 프롬프트 샌드박스 기능도 괜찮을 수도 있겠다. 어제 게임하다가 모드 관리자 봤는데, 스카이림 같은 건 모드 세팅별 샌드박스를 따로 만들어서 관리한다.
오픈클로도 비슷하게 동작할라나? 자기가 알아서 스킬을 받고 관리하는 식으로.
그럼 이제 스킬별 순서, 이런 게 결과에 영향을 주나? 스킬끼리 충돌하거나 서로 부작용을 만들진 않나? 기술적으로 공부를 좀 해봐야 할 듯.
5. 결론 대신, 지금 드는 감각
"현실이 사실 매트릭스 시뮬레이션 안 아니냐?" 이런 농담들 있는데. 반대로 현실이 매트릭스로 변해가는 걸 직관하는 느낌이 든다.
웹사이트가 사라지고 데이터 스트림만 남는 세상. 현실의 신용과 행동이 샌드박스에서 모드처럼 관리되는 세상.
우리는 시뮬레이션 안에서 깨어나는 게 아니라, 현실 위에 시뮬레이션을 덧씌우는 중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