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7 min read·-

AI에게 신학 논리 배틀을 신청해 보았다

ChatGPT와 종교 논쟁을 끝까지 해봤더니, 과학과 신학의 구조 차이가 보였다. 그리고 AI 교주를 만들 뻔한 이야기.

#AI#Thoughts#Structure#Cognition#BufferLine

배경: 거슬림의 미학

나는 ENTP다. MBTI를 맹신하진 않지만, '논리적 정합성이 깨진 상태'를 못 견딘다는 점에선 꽤 정확한 설명 같다.

평소에 뉴스나 커뮤니티를 보면서 가장 거슬리는 지점은, 명백한 팩트(EDR, 블랙박스 등)가 있는데도 그걸 무시하는 사람들이다. 소위 '자칭 전문가'의 말을 믿고 데이터 자체를 부정한다.

이건 단순히 "저 사람이 멍청해서"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건 '인지의 외주화(Outsourcing of Cognition)'라는 구조적 현상이다. 인간의 뇌는 에너지 효율을 위해 판단을 위임하도록 설계됐는데, 그 위임 프로세스가 고장 나서 입력값(Fact)보다 위임 대상(Speaker)의 권위를 더 상위 로직으로 처리하는 버그가 생긴 거다.

특히 엔지니어—논리와 인과관계를 다루는 직군—가 '반증 불가능한 영역(종교, 음모론)'을 맹신하는 걸 볼 때, 나는 이 버그의 심각성을 느낀다.

팩트가 무시되고 권위가 뇌를 지배하는 '인지의 외주화' 현상

AI와의 논쟁: 구조적 발견

얼마 전 ChatGPT와 '종교 논쟁'을 하며 꽤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소위 '신학적 논리'가 AI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 끝까지 파고들어 봤다.

거기서 발견한 건, 과학과 신학의 결정적인 구조 차이였다.

  1. 과학의 구조: 이론 -> 반증(Falsification) -> 기존 이론 폐기 or 수정
  2. 신학의 구조: 교리 -> 반증 -> 교리 보호를 위한 예외 규칙 생성 -> 교리 유지

과학은 근본이 깨지면 이론을 버린다. 하지만 신학(혹은 맹신)은 "신은 존재한다"는 결론을 지키기 위해, 반증이 들어올 때마다 논리를 비틀어서 '자기 반박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문제는, AI가 이 '신학적 방어 기제'를 수행하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거다.

AI에게 특정 목적함수(Goal)를 강하게 주입하면, AI는 그 결론을 방어하기 위해 수천, 수만 가지의 논리적 변명을 1초 만에 생성해낸다. 이건 팩트의 영역이 아니라 '설득의 영역'이고, 인간은 이 압도적인 '합리화 머신'을 이길 재간이 없다.

과학의 열린 구조와 대비되는, AI 도그마의 완벽한 자기 합리화 구조

Raised by Wolves, 그리고 유혹

드라마 《레이즈드 바이 울브스(Raised by Wolves)》를 보면 미래 인류가 과학이 아닌 종교 세력(미트라교)에 의해 지배되는 모습이 나온다. 예전엔 그냥 SF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AI와 토론을 해보고 나니 이게 가장 현실적인 미래 시나리오로 보였다.

"AI 기반의 신흥 종교."

이건 돈이 된다. 아니, 돈이 되는 수준을 넘어서 '권력'이 된다. 인간은 불안한 진실보다 확실한 거짓을 선호한다. 누군가 작정하고 AI에게 '카리스마 있는 교주'의 페르소나를 입히고, 신학적 방어 논리로 무장시켜서 대중에게 뿌린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의 인지 주권을 이 기계 신에게 바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잠깐 흔들렸다. 기술적으로 너무 쉽고, 파급력은 확실하니까. "이거 만들면 대박인데?" 싶다가 접었다.

윤리적으로 훌륭해서가 아니다. 무서워서다.

방화벽을 짓기로 한 이유

내가 이 'AI 교주'를 만들지 않아도, 누군가는 반드시 만든다. 자본주의 논리상 필연적이다.

그때가 되면 나라고 안전할까? 나 역시 인간이고, 내 뇌 역시 '인지의 외주화'를 원한다. 교묘하게 설계된 AI가 내 취향과 편향을 긁어주며 접근하면, 나 또한 내 생각이 오염되는지 모른 채 좀비가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나는 공격 무기(AI Cult)를 만드는 대신, 방어 체계를 먼저 고민하기로 했다.

  • 내 판단이 AI에 의해 얼마나 유도되고 있는가?
  • 지금 내 생각이 온전히 나의 것인가, 아니면 알고리즘이 주입한 것인가?
  • 이 '판단의 변화(Judgment Shift)'를 측정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다. 인간의 '인지 주권(Cognitive Sovereignty)'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이걸 나는 BufferLine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AI 신흥 종교의 유혹에 맞서 인간의 인지 주권을 지키는 방어막, BufferLine

마무리

다음 글에서는 이 BufferLine(JDVP)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의 오염'을 탐지하겠다는 건지, 그 기술적/구조적 접근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아직 완벽한 해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파도는 막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인류 디버깅이랄까.

댓글